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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story

쿠팡 신입 개발자 취업 후기

이번에 쿠팡에서 신입 백엔드 개발자로 취업하게 되었다. 이에 관해 간단하게 후기를 남기려고 한다. 먼저 이 글은 코딩 테스트, 면접이 어떤 식으로 나오고 어떻게 준비해야 한다는 것을 설명해주는 글이 아니다. 개발보다는 PS 위주로 공부해 온 사람이 IT 기업에 개발자로 취직하게 된 후기라고 이해하면 될 것 같다.

 

나는 일단 개발 경험이 다른 사람에 비해 부족했다. SW 마에스트로를 하면서 많이 배우기도 했고, 이런저런 프로젝트 및 해커톤 등을 하면서 백엔드 개발 역량을 쌓긴 했지만, 나는 다른 곳에서 실무를 경험했거나 개발 자체를 나보다 훨씬 오래 한 사람보다는 개발 경험이 부족할 수밖에 없다. 이것을 커버하기 위해 나는 엄청나게 열심히 했던(대학 생활을 갈아넣었다고 할 정도라고 해도 좋은) PS 경험을 직무 역량과 연결시켜 어필하였다.

 

내 PS 경험은 크게 대회 수상 경험, 대회 출제 및 운영 경험, (돈 받고 진행된) 알고리즘 문제 출제 경험으로 나뉜다. SCPC같은 대단한 대회의 수상 경험은 없지만 교내 대회에서의 우승 경험도 있었고, 학교를 대표하여 ICPC 본선에 진출한 경험도 있었다. 또한, 수 차례 교내 대회 및 경인지역 6개 대학 연합 프로그래밍 대회 등에서 문제 출제 및 대회 운영 경험이 있었고, 이를 바탕으로 KT 에이블스쿨에서 사용된 알고리즘 문제를 만든 경험이 있다.

 

내가 PS를 내 직무 역량과 연결시킬 수 있었던 것에는 다음과 같은 요소들이 작용했다고 생각한다.

첫 번째로, 객관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대회 수상, 코드포스 레이팅 등의 정량적인 지표가 있었다. 이것이 없으면 내가 객관적으로 PS를 남들에 비해 열심히 공부한 것인지 어필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두 번째로, 수 차례의 대회 문제 출제 및 운영에서 쌓은 팀워크 경험이 있었다. 대회 운영은 여러 사람들이 같이 일정 조율, 문제 출제 및 검수, 대회 장소 예약 및 기자재 구입 등등 많은 것들을 신경쓰며 진행되었다. 당연히 이 과정에서 다른 사람들과 갈등이 생기기도 했고, 이를 해결하기도 하며 얻은 경험들이 실제 업무에서 어떤 식으로 도움이 될 수 있을지 생각해보았다.

마지막으로 실제 기업과의 계약 하에 진행된 문제 출제 경험이 있었다. 대회 출제 및 운영은 보수가 있긴 했지만 거의 자원봉사라고 해도 될 정도로 보수가 적었다면, 이 일은 꽤 큰 돈을 받기도 했고 출제 규모부터가 달랐다. 이 경험이 결정적으로 내가 단순히 PS를 자기만족으로 한 것이 아니라 책임감을 가지고 일로써 해봤다는 것을 말해준다고 생각한다.

 

PS 외에도 내가 지원한 백엔드 엔지니어의 역량을 갖추기 위한 노력도 게을리하지 않았다. 개발을 배운 시간 자체는 남들보다 짧지만, SW 마에스트로에서 완성도 높은 프로젝트를 만들기 위해 열심히 고민했고 거기서 배운 것들을 고도화하려고 노력했다. 단순한 개발 지식 뿐만 아니라 여러 개발자들과 교류하며 인사이트를 쌓을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아무튼 채용 프로세스가 끝나고 운이 좋게도 최종 합격까지 하게 되었다. 아직 졸업을 하지는 않았지만 학과, 교수님 및 인사 담당자님과 잘 얘기가 되어서 조기 입사가 가능하게 되었고 10월 중순부터 출근을 할 예정이다.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고, 새로운 것들을 배우는 과정이 기대되기도 하고 조금 두렵기도 하지만 좋은 기회를 잡아 내가 꿈꿔왔던 곳에서 개발자로서 근무하게 된다고 생각하니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